골프를 조금이라도 칠 줄 아는 사람들은 수없이도 들었을 만한 얘기가 있다. 힘 빼는데 3년 걸린다는 말이다. 힘을 빼야 드라이버 비거리는 늘어난다는 아이러니한 얘기이다. 공을 멀리 보내려면 힘을 주어 힘껏 쳐야 하는데 오히려 힘을 빼야 한다니 답답한 소리가 아닐 수 없다. 우리의 삶에서 꼭 필요한 원리인데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을 깨닫게 되면 바로 전문가의 반열에 설 수 있는 얘기다. 전문가가 되려면 수없이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갈고닦아 야만 이루어지는 이치이다. 이것이 바로 힘 빼기이다. 너무나 쉬울 것 같지만 쉽지 않다. 너무 쉬워서 더욱더 어려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말에 집 근처 절을 방문했다. 많은 사람들이 마지막 여름을 즐기기 위해 계곡을 찾았고 그 시원한 물 줄기에 발을 담그고 있다. 삶에 대한 고난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흐르는 물에 씻어 버리려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것이다. 절에는 대부분 목을 축일 수 있는 음료대가 있고 작은 연못도 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동전을 던지며 각자의 소원을 빈다. 재미 삼아 동전을 던지기도 하고 간절한 소망을 담아 동전을 던지기도 한다. 자세히 지켜보면 각양각색이다. 동전이 원하는 곳에 떨어지면 로또에나 당첨된 사람처럼 소리를 지르며 기뻐한다. 저리도 작은 일에 그렇게도 큰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이다. 한참 동안 동전 던지는 사람들을 지켜보았다. 이때 5살 정도 된 아이가 동전 던지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 던지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각한가 보다. 아이는 엄마에게 졸라서 동전 몇 개를 손에 쥐었다. 뭔가 큰 기대와 희망이 가득 찬 얼굴이다. 연목의 중앙에 볼록 솟아있는 중심 기둥에 동전을 올려놓는 것이 목표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던진 동전이 그 중심 기둥에 올라서 있다. 어떤 동전은 안전한 위치에 있고 어떤 동전은 아슬아슬하게 올려가 있다. 어쨌든 기둥 위에 올라선 동전의 주인공들은 환호성을 질렀을 것이고 동전을 던질 때 품었던 기대와 희망이 이루어진 사람도 아마 있을 것이다. 아이는 힘껏 동전을 던진다. 첫번째 동전은 연못을 벗어나 저만치 가서 떨어진다. 목표를 보고 힘껏 던졌는데 너무 멀리간 것이다. 이번에는 각도를 낮추어서 또 힘껏 던졌다. 이번엔 다행히 연못 안에는 떨어졌으나 연못의 끝 모서리에 맞고 물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이가 아무리 목표를 향해 동전을 던져도 중심 기둥에는 올려놓지 못했다. 혹여나 중심 기둥에 맞힐 수는 있으나 안착은 불가해 보였다. 이를 보던 아빠가 아이를 가르친다. 힘을 빼고 포물선처럼 동전을 던지라고 알려준다. 몇 번을 반복하던 아이는 드디어 목표에 동전을 올려놓았다. 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뻐서 날뛴다. 노력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것이다. 처음 기대와 희망의 속마음은 사라졌고 동전이 목표에 다다른 것에서 이미 이 미션은 성공했다. 명리학의 기본 이론은 억강부약이다. 즉, 강한 것은 빼고 약한 것은 도와주는 것이 명리의 기본 이론이다. 한여름에 화(火)의 기운이 강하면 모든 생명체는 타 죽는다. 따라서 화(火)의 기운을 빼는 수(水)가 용신이 되는 것이다. 남녀 간의 궁합을 볼 때도 그렇다. 겨울에 태어나 모든 세상이 얼어 있을 때는 화(火)를 가진 사람과 궁합이 맞는다. 수(水)가 강한 겨울 생의 주인공은 화(火)가 강한 사람에게 자신도 모르게 끌린다. 신강신 약도 같은 이론이다. 신 강한 사람은 식신이나 재성, 관성으로 힘을 빼주어야 하고 신약 한 사람들은 비견이나 인성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이것이 바로 명리학의 이론이다. 이것을 기본으로 한 사람의 사주팔자 8글자를 보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무엇을 빼야 하는지 해석하는 것이 바로 사주를 보는 이유이다. 그리고 사주팔자에서 필요한 것은 보태주고 필요 없는 것은 빼주는 것이 언제 오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바로 대운과 세운이다. 어떻게 보면 명리학이나 사람의 삶이나 아주 단순하다. 필요없는 힘은 빼주고 필요한 만큼만 힘을 더해주면 된다. 단순하면서도 쉬운 이론이지만 무한한 연습과 시행착오가 필요하다. 오늘도 너무 많은 욕심을 부렸는지, 너무 큰 것을 쫓아 헤매고 있는지 곰곰이 삶을 뒤돌아 보며 이 글을 쓴다. 누군가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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